고대 문명의 유산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고 다양한 곳에 남아 있습니다. 잘 알려진 유적지 외에도 역사의 흔적을 오롯이 간직한 숨겨진 명소들이 존재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덜 알려졌지만 여전히 신비로운 분위기를 간직한 고대 유적지를 소개합니다.
과테말라의 잊혀진 마야 도시, 엘 미라도르 (El Mirador, Guatemala)
엘 미라도르(El Mirador)는 과테말라 북부의 울창한 정글 속에 숨겨진 고대 마야 도시입니다. 티칼(Tikal)과 같은 유명한 마야 유적지보다 덜 알려졌지만, 이곳은 마야 문명의 초기 중심지 중 하나로, 거대한 피라미드와 신비로운 유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구조물은 ‘라 단타 피라미드(La Danta Pyramid)’로, 높이가 약 72m에 달하는 거대한 피라미드입니다. 이는 마야 지역에서 가장 큰 건축물 중 하나로, 숲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엘 미라도르는 기원전 6세기부터 번영했으며, 당시 수십만 명의 인구가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엘 미라도르에 가려면 과테말라의 플로레스(Flores)에서 헬리콥터를 이용하거나, 짧게는 5일, 길게는 일주일이 걸리는 정글 트레킹을 해야 합니다. 이동이 쉽지 않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순간 거대한 고대 문명의 흔적을 직접 마주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터키의 지하도시, 데린쿠유 (Derinkuyu, Turkey)
터키의 카파도키아 지역에는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고대 도시, 데린쿠유(Derinkuyu)가 있습니다. 이곳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외부의 침략을 피해 만든 거대한 지하 도시로, 최대 20,000명이 거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데린쿠유는 단순한 피난처가 아니라, 교회, 학교, 식량 창고, 와인 저장고 등 모든 생활 시설을 갖춘 완벽한 지하 도시였습니다. 내부에는 공기 순환을 위한 환기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어 당시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정교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수십 미터 아래까지 연결된 좁은 터널과 방들을 탐험할 수 있으며, 한때 사람들이 이곳에서 생활했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카파도키아의 풍경과 함께 데린쿠유의 지하 세계를 경험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요르단의 고대 로마 도시, 제라시 (Jerash, Jordan)
요르단의 제라시(Jerash)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잘 보존된 로마 유적지 중 하나로, ‘중동의 폼페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도시는 로마 제국의 영향력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번영을 누렸으며, 오늘날까지도 웅장한 원형극장, 신전, 기둥이 늘어선 거리 등이 남아 있습니다.
제라시의 하이라이트는 하드리아누스 개선문(Hadrian’s Arch)과 거대한 원형극장입니다. 개선문은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방문했을 때 세워진 기념물이며, 원형극장은 지금도 공연이 열릴 정도로 보존 상태가 뛰어납니다. 또한, 로마 시대의 분수광장(Nymphaeum)과 제우스 신전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곳입니다.
제라시는 수도 암만(Amman)에서 차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어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합니다. 이곳을 걸으며 2,000년 전 로마의 문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세요.
이처럼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곳에도 찬란한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과테말라의 엘 미라도르, 터키의 데린쿠유, 요르단의 제라시는 각각의 독특한 역사와 매력을 간직한 장소로, 과거의 시간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이 숨겨진 유적지를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요?